삼성 박한이 ‘내가 바로 역전의 명수!’

입력 2013.11.01 (22:24)

수정 2013.11.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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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박한이(34)가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낭떠러지까지 떠밀렸던 팀을 구원해내며 끝내는 우승까지 이끌었다.

박한이는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를 치고 세 차례 홈을 밟아 팀의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삼성이 승리하는 날에는 늘 박한이가 빛이 났다. 무엇보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에서 전세를 뒤집어 우승하기까지는 박한이의 공이 컸다.

1∼2차전을 안방에서 빼앗긴 삼성은 3차전에서 박한이의 결승타점으로 시리즈 첫 승리를 챙겼다.

1차전에서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가운뎃손가락을 다쳐 2차전에서 대주자로만 출전한 박한이는 다시 선발로 나선 3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으나 내야 땅볼로 결승타점을 만들었다.

박한이는 "다쳐서 2차전을 못 뛴다고 생각하니까 답답하기도 하고 선수단에 미안했다"며 "빨리 나아서 3차전에는 뛰어야겠다는 생각에 안 맞던 침도 맞았다"고 돌아봤다.

삼성은 3차전에서 박한이의 결승타점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4차전까지도 살아나지 않는 타선 때문에 애를 먹었다.

박한이도 타격이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4차전까지 박한이는 10타수 1안타를 쳐 타율 1할에 머물렀다.

한 번만 더 지면 끝나는 상황이었으나 박한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박한이는 "1∼2차전에서 두산이 하는 것을 보고 솔직히 무서웠다"며 "하지만 우리가 이기려면 눈빛이 더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허무하게 지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고 말했다.

더불어 "지고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적 3승 1패를 먼저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이 100%라는 공식을 꼭 깨고 싶다고 했는데 그걸 증명해보여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박한이는 5차전에서 천금 같은 2타점 적시타를 때려 홈구장인 대구로 승부를 끌고 왔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한이는 10월 31일 열린 6차전에서 팀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포를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디딤돌이었다.

시리즈 전적 3승3패로 우승이 걸린 최종 7차전에서도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며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박한이는 0-1로 뒤지던 1회 상대 선발 유희관을 맞아 안타를 치고 홈까지 밟아 한 차례 동점을 만들더니 2-2로 팽팽히 맞서던 6회 대량 득점의 발판을 놨다.

6회 1사 1루에서 박한이는 상대 두 번째 투수 데릭 핸킨스로부터 좌중간 2루타를 뽑아 1사 2, 3루의 득점 기회를 엮었다.

후속 채태인의 고의 4구로 나온 1사 만루에서 다음 타자 최형우의 내야 땅볼 때 박한이는 두산 3루수 이원석이 실책을 저지르자 3루 주자 정병곤과 함께 홈을 밟아 점수 차를 벌렸다.

힘을 받은 삼성은 다음 타자 박석민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두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시리즈 전적을 뒤집는 데 이바지한 박한이는 7차전의 역전승마저도 이끌어 '역전의 명수'로 이름을 남겼다.

박한이는 이날 경기 후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뽑는 기자단 투표에서 유효표 73표 중 40표를 획득, 팀 동료 채태인(14표)과 오승환(10표), 차우찬(9표)을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박한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고 MVP 소감을 밝히면서도 "오승환이나 차우찬, 안지만, 채태인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돼서 미안하기도 하다"며 모든 선수가 MVP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3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이 가장 기쁘다는 박한이는 삼성이 강한 이유로 팀워크를 꼽았다.

그는 "우리는 팀워크가 좋다" "투수가 부진할 때는 타자들이 힘을 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이제 아시아시리즈에 도전하는 박한이는 "일본이 강자라고들 하는데 대만만 이기면 해볼 만할 것 같다"며 "우리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아시아 최강자를 향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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