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 한국시리즈 ‘최고의 수호신’

입력 2013.11.01 (22:49)

수정 2013.11.0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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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삼성 라이온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숨은 일등공신은 '끝판대장' 오승환(31)이다.

오승환은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3연속 우승컵을 안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세이브 상황에서만 주로 등판하는 마무리지만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오승환은 단순한 마무리를 넘어 삼성 투수진 전체를 떠받드는 기둥이었다.

오승환은 올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5경기에 등판, 1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 1-1로 맞선 9회초 1사 1루에서 삼성 최후의 보루로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하며 연장 12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투구 수가 시즌 중 한 경기 최다보다도 많은 53개까지 치솟으면서 결국 13회초 오재일에게 통한의 솔로포를 얻어맞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점수를 내주긴 했지만, 삼성 팬들은 4이닝 동안 최고의 투구를 펼친 오승환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삼성의 타선이 점차 살아나 오승환의 어깨도 가벼워졌다.

오승환은 3차전 때 3-2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라 세타자를 범타와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국시리즈 첫 세이브를 올렸다.

5차전 때도 9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안타 1개만을 내주고 팀의 7-5 승리를 지켜내 세이브를 추가했다.

6차전 때는 삼성이 6-2로 크게 앞서 등판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으나 팀의 여덟 번째 투수 조현근이 볼넷과 중전 안타를 내주며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자 바통을 이어받은 뒤 다음 타자 이종욱을 공 3개 만에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세 번째 세이브를 기록했다.

최종 7차전 때는 7-3으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허경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이종욱과 손시헌을 각각 좌익수 뜬공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 시리즈 우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오승환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2009년 제외) 포스트시즌에서 23경기를 뛴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지난해까지 오승환의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은 1.30에 불과하다.

패는 하나도 없고 2승 10세이브만을 올렸으니 삼성 마운드의 수호신이라 불릴 만하다.

게다가 한국시리즈 성적은 더욱 좋아 17경기에서 1승 8세이브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은 0.69로 막았다.

오승환은 특히 이번 시리즈에서 3세이브를 보태 포스트시즌(13세이브)과 한국시리즈(11세이브) 통산 최다 기록을 계속해서 경신해 나갔다.

오승환은 프로에 데뷔한 2005년 한국시리즈에서 1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이라는 완벽한 성적으로 생애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011년 한국시리즈 때는 최종 5차전에서 8회 2사 1,2루에 구원 등판, 네 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고 승리를 지켜 두번째로 MVP가 됐다.

가장 든든한 마무리로서 오승환은 삼성이 우승의 기쁨을 누리는 영광의 순간에 항상 마운드 중심에 있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종 6차전 때 SK의 마지막 타자 최정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낸 것도, 올해 7차전 때 두산의 마지막 타자 손시헌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것도 오승환이었다.

삼성으로서는 놓치기 싫은 인재지만 오승환이 대구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오승환은 올 시즌 후 구단의 허락을 받아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8년차 자유계약선수(FA·국내 타구단 이적은 언제든 가능) 자격을 얻는다.

해외에 나가지 못하도록 할 경우 다른 팀에게 뺏길 수도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오승환의 바람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대구구장은 2015년까지만 사용될 예정이어서 오승환으로서는 9년간 몸담았던 팀의 홈구장에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맛본 우승이 더욱 뜻깊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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