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日 요미우리와 붙고 싶다”

입력 2013.11.02 (07:13)

수정 2013.11.02 (07:17)

KBS 뉴스 이미지
프로야구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의 류중일(50) 감독은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맞대결을 고대했다.

류 감독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7-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후 "작년 아시아시리즈는 많이 아쉬웠다"며 "이번에는 요미우리와 꼭 맞붙고 싶다"고 아시아 패권을 노렸다.

삼성은 지난해 아시아시리즈에서 조별리그에서 탈락, 요미우리와의 대결 기회를 잡지 못했다.

요미우리는 1일 현재 일본시리즈(7전 4승제)에서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전적 2승 3패로 뒤져있다.

류 감독은 "라쿠텐에는 미안하지만 하라 감독(요미우리)과 대결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류 감독과의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 게임 전에 6시간 후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다고 했는데 이런 모습이다.(웃음) 통합 3연패를 했는데 '나한테 이런 영광도 오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막상 3연패하고 나니 감독으로 부임하던 2010년 12월 30일이 생각난다. 갑자기 사장님이 전화하더니 감독직 맡아달라고 했다. 좋았다기보다는 두려웠다. 만년 꼴찌 하는 팀이라면 새로운 야구를 추구할 수 있는데 삼성은 항상 상위에 있었기 때문이다. 4강에 못 들어가면 어떡하나 싶어서 술로 많은 날을 지새웠다. 그런데 3번째 우승까지 했다. 큰 영광이다.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 한국시리즈 초반에 의도대로 잘 안풀렸다.
▲ 미디어데이 때 생애 최고의 한국시리즈가 되면 좋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1승 3패 후 우승이라는 0%의 기적을 만든 거다.

-- 우승 공헌 선수는 누군가.
▲ 모든 선수다. 박한이가 MVP(최우수선수)가 됐지만 차우찬, 채태인, 안지만에 오승환까지 모든 선수가 다 MVP다.

-- 이승엽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뺄 생각을 한 적은 없는가.
▲ 이승엽이 부진했지만 상대가 갖는 위압감이 있다. 상대 투수로서는 엄청나게 조심스러웠을 것이다.

-- 조동찬과 김상수의 부상으로 김태완과 정병곤이 들어왔는데.
▲ 김태완과 정병곤은 LG에서 옮겨와서 첫 우승 했는데 삼성에 잘 왔다는 생각을 할 것이다. 김상수와 조동찬이 없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들이 잘해줬다. 정병곤은 7차전에서 실책도 있었지만 동점을 얻어냈고, 김태완도 도망가는 점수 벌어줬다.

-- 내년 이후는 어떻게 보나.
▲ 말로는 '최강 삼성'을 이어가겠다고 하겠지만 지금 당장 오승환의 거취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장원삼도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장원삼이 계속 있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지 모른다. 또 내년에 오승환이 다른 나라로 간다면 마무리로 누구를 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정상은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느냐. 마무리 훈련과 스프링 캠프 가서 모자란 부분을 채워서 최강 삼성 만들고 싶다. 감독은 늘 배고픈 사람이다.

-- 한국시리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2차전이다. 오승환이 홈런 맞아서 진 게 문제가 아니다. 10회, 11회 1사 만루 기회를 날렸기에 7차전까지 온 거다.

-- 감독으로서 대구에서 첫 우승이다. 소감은.
▲ 어떤 사람들은 팬들과 함께 우승하려고 7차전까지 왔느냐고 하는데 우연히 이렇게 됐다. 대구 출신으로서 대구팬들과 축배를 들어서 더욱 기분이 좋다.

-- 올 한 해 얻은 교훈은.
▲ 일단 용병 투수다. 물론 릭 밴덴헐크가 후반기에 잘 던져줬지만 올해는 외국인 투수가 많은 승수를 거두지 못했다. 아쉽다. 대신 토종 선발 4명이 두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정현욱과 권오준이 없는 필승조를 메우는 것도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잘해줬다. 무엇보다 시즌 종료 15∼20경기 정도 남겨놓고 LG한테 2.5경기가량 뒤처졌을 때 가장 힘들었다. 이후 8연승 한 것이 정규리그의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 아시아시리즈 멤버는 어떻게 꾸릴 생각인가.
▲ 여기 있는 멤버 그대로 가고 싶다. 그런데 오승환의 거취나 장원삼의 FA 문제도 있다. 밴덴헐크의 부상도 있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작년에 아시아시리즈가 아쉬웠다. 일본의 라쿠텐에는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하라 감독과 한번 붙고 싶다.

-- 2010년대 프로야구는 삼성이 지배한다고 했었다.
▲ 작년에 잠실에서 그렇게 떠벌렸는데 일단 반 정도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늘 모자란 부분 채워서 좀 더 고급스러운 야구를 선사하고 싶은 사람이다.

-- 두산 야구는 어떤가.
▲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 우승 후보로 KIA와 두산을 꼽았고, 다크호스로 넥센을 들었다. 두산은 홍성흔이 FA로 들어갔고, 더스틴 니퍼트라는 외국인 에이스가 있다. 니퍼트가 만약에 부상 없이 계속 던졌다면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했을 것이다. 두산은 왼손 불펜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다른 투수들이 있고, 타자들도 고르게 포진해 있는 팀이다. 두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체력이 바닥났음에도 7차전까지 온 걸 보면 대단한 팀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