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첫판부터 ‘험난한 가시밭길’

입력 2009.12.05 (05:57)

수정 2009.12.05 (07:45)

북한축구가 44년 만에 오르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첫 판부터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북한은 5일 오전(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추첨에서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과 G조에 속했다.

독일, 호주, 세르비아, 가나가 한 조에 속한 D조와 함께 이번 대회 `죽음의 조'라 꼽힐 만한 불운의 조 편성이다.

`삼바군단' 브라질은 월드컵 역대 최다 우승국(5회)이자 본선에 한번도 빠진 적이 없는 세계 최강이다.

2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아프리카 신흥 강호 코트디부아르 역시 북한으로서는 버거운 상대다.

게다가 톱 시드를 배정받지 못한 포르투갈마저 G조에 들어오면서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신화를 기억하는 북한으로서는 내년 남아공에서 1승은커녕 승점 1점을 따는 것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북한은 이번 조추첨에서 시드 배정의 기준이 된 국제축구연맹(FIFA) 10월 랭킹에서도 91위로 32개 본선 진출국 중 가장 낮다.

반면 브라질은 세계 1위였고 포르투갈이 10위, 코트디부아르도 19위로 모두 상위권에 올라 있다.

경기 일정도 북한에 불리하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최강 브라질을 상대하고 나서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차례로 맞붙는다.

조별리그 두 경기 만에 16강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포르투갈과 44년 만의 재대결은 지구촌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서 포르투갈과 맞섰다.

소련과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0-3으로 패한 북한은 칠레와 2차전에서 후반 막판 박승진의 짜릿한 동점골로 1-1로 무승부를 거둔 뒤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전반 42분 박두익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겨 소련(3승)에 이어 조 2위로 8강에 올랐다.

월드컵 8강은 당시 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북한은 포르투갈과 8강 경기에서도 전반 1분 만에 박승진이 선제골을 넣고 22분 이동운, 25분 양성국이 추가골을 터트리며 3-0으로 앞서가 다시 세계를 경악시켰다.

하지만 국제경기 경험이 부족했던 북한은 끝까지 리드를 이어가지 못했다. '포르투갈의 흑표범' 에우제비우에게만 무려 네 골을 내주고 3-5로 역전패했다.

에우제비우는 공교롭게도 이번 남아공월드컵 조추첨식에 참석해 북한과 포르투갈이 한 조에 속하는 것을 직접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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