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강한’ 지성-메시, 사생결단

입력 2009.12.05 (10:16)

수정 2009.12.05 (14:16)

KBS 뉴스 이미지
`산소 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과 `마라도나의 재림’ 리오넬 메시(22.FC 바르셀로나)가 `검은 대륙’에서 처음 개최되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조국의 명예를 걸고 맞대결을 펼친다.



한국은 5일(한국시간) 발표된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 아프리카의 `복병’ 나이지리아, 유럽의 그리스와 같은 B조에 묶였다.



네팀 중 톱시드를 받았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위 아르헨티나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은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남은 한 장의 16강 진출 티켓을 다퉈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염원을 안고 희망봉을 향해 닻을 올릴 허정무호는 내년 6월12일 열리는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을 반드시 잡고 아르헨티나와 2차전(6월18일), 나이지리아와 3차전(6월23일)에서 1승1패 또는 2무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조별리그 관문을 통과하려면 최소 1승2무 또는 2승1패를 거둬야 안정권에 들 수 있어서다.



한국이 가장 힘겨운 상대로 꼽는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관심을 끄는 건 박지성과 메시의 리턴매치다.



한국 대표팀 `캡틴’인 박지성과 아르헨티나의 간판스타인 메시는 각각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맨유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강호 바르셀로나에 몸담고 있다.



특히 둘은 A매치가 아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격돌해 희비가 엇갈렸던 기억이 남아 있다.



박지성은 2007-2008시즌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꿈의 무대에서 맹활약해 맨유의 `더블 우승’(챔피언스리그.프리미어리그 우승 등 2관왕) 주역이었다.



특히 박지성은 바르셀로나와 준결승 1, 2차전에서 두 경기 연속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맨유의 결승 진출에 앞장섰다. 골을 넣지 못했어도 공격과 수비에서 박지성의 활약은 돋보였다.



당시 메시도 두 경기 모두 풀타임으로 활약했지만 맨유의 벽에 막혀 4강 탈락의 쓴맛을 봤다.



하지만 2008-2009시즌에는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다.



두 팀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만났고 단판 승부로 진행된 경기에서 바르셀로나가 맨유를 2-0으로 완파하고 스페인 축구 사상 첫 `트레블’(챔피언스리그.프리메라리가.스페인국왕컵 우승 등 3관왕) 위업을 이뤘다.



메시는 결승에서 쐐기골까지 터뜨리며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그 활약을 바탕으로 올해 유럽축구 개인상 최고 권위인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됐다. 반면 박지성은 결승에서 선발 출장했지만 후반 21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로 교체돼 나왔고 끝내 우승이 좌절되면서 챔피언 메달을 걸지 못했다.



이제 둘은 내년 6월 클럽 축구 무대가 아닌 A매치에서 `적’으로 다시 만나야 한다.



둘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한 데다 조국을 향한 애국심이 유별나기에 조별리그 맞대결도 관심거리다.



박지성은 한국 대표팀 멤버로 지난 10월14일 세네갈과 평가전을 뛰고 나서 무릎 수술 부위 후유증 등이 겹쳐 정작 소속팀에선 12경기 연속 결장했다. 그런 와중에도 박지성은 유럽 원정 두 경기에 모두 뛰면서 대표팀 주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메시도 애국심에선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소속 구단의 차출 거부를 무릅쓰고 출전해 아르헨티나의 대회 2연패에 앞장섰고 클럽팀 경기에 결장하면서까지 올해 브라질과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뛰었다.



무대는 다르지만 세계 최고의 `축구전쟁’이라는 월드컵에서 재회할 박지성과 메시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