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별 판도분석 E·F·H조

입력 2009.12.06 (16:17)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E, F, H조의 1위 후보는 톱시드를 받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스페인을 우위를 점한 가운데 나머지 팀들이 나머지 한 장의 16강 진출 티켓을 얻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E조는 네덜란드가 경쟁 우위를 점한 가운데 나머지 티켓 한 장을 건 카메룬과 덴마크의 혈전이 예상된다. F조와 H조는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와 최강의 전력을 보유한 스페인이 16강을 사실상 예약했다.

F조는 파라과이-슬로바키아, H조는 스위스-온두라스-칠레가 16강으로 가는 2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조(네덜란드, 덴마크, 일본, 카메룬)

네덜란드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카메룬과 덴마크가 나머지 한 장의 16강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툴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불굴의 사자' 카메룬이 16강에 오를 것으로 점쳤다.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디르크 카윗(리버풀) 등 호화진용의 네덜란드는 남아공 월드컵 유럽예선 9조에서 8전 전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해 1990년부터 5회 연속이자 통산 9번째 본선 진출을 이뤘다. 8경기에서 17골을 뽑았고 2점만 내줬다.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 요한 크루이프가 활약하던 시절인 1974년과 1978년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네덜란드의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이다. 유럽 선수권대회에서도 한 차례 정상(1988년)에 올랐을 뿐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나 조직력보다 눈에 띄는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

`흑표범' 사뮈엘 에토오(인테르 밀란)를 앞세운 카메룬은 아프리카 예선 A조에서 4승1무1패로 1위를 차지해 2002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본선 무대에 올랐다. 이번이 여섯 번째 본선 진출이다. 아프리카에서 카메룬보다 월드컵 본선 경험이 많은 나라는 없다.

내년 6월25일(이하 한국시간) 열릴 카메룬-네덜란드의 E조 마지막 경기는 조 1, 2위 결정전의 의미만 있는 긴장이 덜한 대결이 될 수도 있지만 양 팀의 운명을 가를 치명적인 한 판이 될 수도 있다.

북유럽 강호 덴마크도 결코 만만찮은 상대다. 유럽 예선 1조에서 6승3무1패의 성적으로 포르투갈, 스웨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직행했다. 8년 만의 복귀이자 통산 네 번째 본선 진출이다. 덴마크 올해의 선수에 뽑힌 공격수 니클라스 벤트너(아스널)가 키 플레이어다.

명장 모르텐 올센 감독은 덴마크를 10년째 이끌고 있다. 이번 대회 본선 진출국 사령탑 가운데 최장수 감독이다. 반면 카메룬 대표팀의 폴 르구앙(프랑스) 감독은 지난 7월 부임해 대조를 이룬다.

개최국 남아공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던 일본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4승3무1패로 호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1998년 본선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4회 연속 지구촌 최대 축구 잔치에 초대받았다.

오카다 다케시 감독은 조추첨 후에도 4강 목표는 변함없다고 밝혔지만, 일본으로서는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불운한 조 편성이라 할 만하다.

◇F조(이탈리아, 파라과이,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디펜딩챔피언 이탈리아로서는 대회 2회 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하도록 일부러 짜준 조 편성이라는 생각이 들 것 같다. 대륙 강호들이 모두 이탈리아를 비켜갔다.

객관적 전력이나 경험 등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가 16강 티켓 중 하나를 가져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나머지 한 장은 파라과이와 슬로바키아가 다툴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일단 파라과이의 손을 들어줬다. 뉴질랜드는 2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추첨을 앞두고 시드 배정의 기준이 된 지난 10월 FIFA 랭킹에서 이탈리아는 4위에 올랐다. 파라과이가 21위, 슬로바키아가 33위이고 뉴질랜드는 83위로 가장 처졌다.

2006 독일 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는 이번 유럽 예선에서도 무패행진(7승3무)으로 8조 1위를 차지하면서 13회 연속이자 통산 17번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탈리아는 브라질(5회)에 이어 두 번째로 월드컵 우승 경험(4회)이 많고, 197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 16강일 만큼 세계적 강호로 이번 대회에서는 유력한 우승 후보다.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에서 10승3무5패의 성적을 거둬 3위로 본선 진출을 이뤘다. 4회 연속이자 통산 8번째다. 16라운드 홈 경기에서 궁지에 몰린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고 남아공행을 일찌감치 확정을 지으며 저력을 보여줬다.

이탈리아나 파라과이에 비하면 슬로바키아와 뉴질랜드의 월드컵 경험은 보잘 것 없다.

유럽 예선에서 7승1무2패로 슬로베니아(6승2무2패)를 따돌리고 3조 1위로 본선 대열에 합류한 슬로바키아는 1993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체코슬로바키아 시절에는 8차례나 본선 무대를 밟고 준우승도 두 차례(1934년, 1962년)나 차지했지만, 분리 독립 이후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4강 등 여전히 강호다운 면모를 유지한 체코와는 상반된 길을 걸었다.

뉴질랜드 역시 호주의 그늘에 가려 있다가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AFC)에 편입되면서 1982년 이후 28년 만에 꿈을 이뤘다. 오세아니아지역 예선에서 5승1패로 1위를 차지하고, 바레인과 플레이오프에서 1승1무를 거두며 본선 진출의 감격을 맛봤다.

◇H조(스페인, 스위스, 온두라스, 칠레)

H조도 시드를 받은 `무적함대' 스페인으로서는 무난한 조라 할만하다.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44년 만에 대회 정상을 되찾은 스페인은 조 1위가 유력하다.

스위스와 칠레가 조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FIFA는 스페인과 함께 칠레를 H조의 16강 후보로 꼽았다.

객관적 전력에서 가장 밀린 온두라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H조 2위 싸움은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은 이번 남아공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적수를 만나지 못했다. 10전 전승, 5조 1위로 깔끔하게 예선을 끝내 9회 연속이자 통산 13번째 본선에 올랐다. 28득점 5실점으로 경기당 2.8득점 0.5실점의 무시무시한 전력을 과시했다.

스페인은 매 대회 우승후보로 거론되지만, 역대 월드컵에서 최고 성적은 4강(1950년)이다. 하지만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으로 메이저대회와 악연을 끊어 자신감에 넘친다.

스위스는 유럽지역 예선 2조에서 6승3무1패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꺾고 16강에 올랐던 2006년 독일 대회에 이어 2회 연속이자 통산 9번째 본선 진출이다.

8년 동안 대표팀을 이끈 야콥 쾨비 쿤 감독이 지난해 부인의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고서 독일의 명장 오트마르 히츠펠트에게 지휘봉을 맡겼는데 특유의 패기와 조직력은 잃지 않았다.

유럽 예선에서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 챔피언 그리스를 간발의 차로 제칠 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공수의 짜임새는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아르헨티나 출신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이끈 칠레는 남미 예선에서 10승3무5패로 브라질(9승7무2패)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당당히 본선 무대에 올랐다. 1998년 프랑스 대회 이후 12년 만이자 통산 여덟 번째다. 역대 최고 성적은 자국에서 개최한 1962년 대회의 3위다.

현재 칠레 대표팀의 주축 대부분은 20대 초.중반일 만큼 2007년 비엘사 감독 부임 이후 단행된 세대교체와 개혁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두라스는 북중미-카리브해지역 최종예선에서 5승1무4패로 코스타리카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차로 3위를 차지해 극적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처음 본선 무대에 선 1982년 스페인 대회 이후 28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 본선 진출이다.

스페인과는 월드컵 무대에서 또 만났다.

온두라스는 1982년 대회에서 개최국 스페인과 1-1로 비겼다.

H조에서는 최약체로 평가받지만 온두라스의 재능을 무시하다가는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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