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등 B조 3개국 ‘복수혈전’

입력 2009.12.05 (07:00)

수정 2009.12.05 (08:53)

'또 만났지만 달갑지는 않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 본선 조 추첨에서 한국,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가 속한 B조는 공교롭게도 '복수전'의 성격으로 치러지게 됐다.

무엇보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와 처음 월드컵 맞대결을 펼쳐 1-3으로 패했던 만큼 24년 만에 완패의 설움을 되갚아줄 기회를 잡게 됐다.

그렇지만 한국-아르헨티나보다 더 재미있는 인연이 바로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그리스 3개국의 관계다.

재미있게도 이들 3개국은 지난 1994년 미국 월드컵 본선 D조에서도 같은 조에 속했었다. 덕분에 이들은 16년 만에 같은 조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또 한 번 다투게 되는 기이한 운명을 맞게 됐다.

당시 D조는 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그리스-불가리아로 이뤄졌고, 16강 진출의 기쁨은 그리스가 3패를 하면서 불가리아(2승1패), 나이지리아(2승1패), 아르헨티나(2승1패)의 몫으로 돌아갔다.

아르헨티나는 조별리그에서 3위였지만 당시 대회는 24개국이 본선에 진출했던 상황이라서 6개조 3위 팀 가운데 4장이 주어진 와일드카드로 16강에 합류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 불가리아는 모두 16강에서 패하면서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당시 3연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겼었던 그리스는 이후 유로 2004에서 우승하면서 유럽축구의 다크호스로 떠올랐고, 이번 대회를 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앙갚음할 기회를 맞았다.

특히 그리스는 한국과도 두 차례 만나 1무1패를 기록한 터라 B조에서 만나게 된 상대팀이 모두 '타도의 대상'이 됐다.

한편 G조의 북한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서 맞붙었던 포르투갈과 무려 44년 만에 같은 조에 포함돼 유럽 취재진들의 각별한 관심을 얻게 됐다.

1966년 월드컵 8강에서 당시 최고의 스타팀은 북한이었다. 한국이 불참한 가운데 북한은 1965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호주와 두 차례 맞대결을 펼쳐 6-1, 3-1로 이기고 2전 전승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북한은 1차전에서 소련에 0-3으로 패했지만 칠레와 2차전에서 1-1로 비기고,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마저 1-0으로 물리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까지 아시아 국가로선 첫 8강 진출의 기적을 일궜다.

운명의 8강전에서 북한은 포르투갈과 맞붙었고,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4강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포르투갈에는 '흑표범' 에우제비우가 있었고, 에우제비우가 4골을 몰아친 포르투갈은 힘겹게 5-3 역전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이 때문에 북한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무려 44년 만에 '에우제비우의 악몽'을 털어낼 기회를 맞았다.

이밖에 프랑스도 1998년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났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이번 대회에서 또 만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같은 조에 속했던 우루과이와도 6년 만에 다시 격돌하게 돼 묘한 인연의 끝을 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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