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 장막 뚫기’ 세트피스 작전 주효

입력 2009.04.01 (22:10)

수정 2009.04.0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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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42분까지만 해도 '인의 장막'을 뚫기에 허정무호의 창은 너무 무디기만 했다. 하지만 끝내 북한의 밀집 수비를 허문 것은 세트피스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에서 후반 42분 김치우(서울)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전, 후반 90분 동안 헛심만 뺄 뻔했지만 김치우가 허정무호를 살렸다.
행운이 깃든 김치우의 프리킥 골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 북한의 수비 앞에 다시 주저앉는 듯했다.
북한의 '벌떼 수비'는 이미 지난해 모두 무승부로 끝났던 네 차례 맞대결을 통해 잘 알고 있던 터였다. 하지만 뻔히 알고도 상대의 전술, 전략에 다시 말려들어 고전했다.
조 선두를 달리는 북한은 이날도 무리하지 않았다. 수비 중심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스리백은 물론 좌, 우 윙백까지 가세해 최종 수비진영을 구축했고,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김영준도 앞으로는 거의 나서지 않았다.
공격에서는 최전방의 정대세,홍영조와 좌우측면의 박남철과 문인국이 스피드와 돌파력을 활용한 역습으로 종종 허정무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한국은 북한의 밀집수비를 뚫을 만큼 공격수의 개인기가 뛰어나지도 못했고 공격 때 수적인 우위를 만들지도 못했다.
정대세 홀로 섰던 예전과 달리 홍영조까지 최전방에 배치되자 한국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가 쉽지 않았다.
촘촘한 수비를 뚫으려면 특히 좌, 우 윙백 이영표(도르트문트)와 오범석(사마라)이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아야 하는데 북한 공격수 두 명이 두려워 선뜻 자리를 비워놓지 못했다.
중앙에서 어렵게 만든 찬스에서는 세밀함이 부족했다.
특히 박주영(AS모나코)을 거쳐 연결된 두 차례 결정적 기회에서 이근호가 찬 공은 북한 골키퍼 리명국의 가슴에 안겨 장탄식을 쏟아내게 했다.
이런 경기에서는 빠른 패스 타이밍이 중요한데 볼 터치가 많았다.
전반 내내 부정확했던 약속된 플레이를 좀 더 가다듬거나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길 밖에 없어 보였다.
허정무호는 지난 1월 서귀포 동계훈련부터 틈만 나면 세트플레이를 갈고 닦았고, 이번 북한과 대결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그 동안 노력은 경기 종료 직전 빛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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