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만장 물결…대나무 아닌 플라스틱?

입력 2009.05.29 (23:31)

<앵커 멘트>
운구 행렬의 앞뒤로 형형색색의 만장이 뒤따랐는데요, 정부의 거부감 때문에 만장 깃대가 대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임종빈 기자입니다.


<리포트>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

그 사이를 만장이 길을 냅니다.

빨강색 분홍색 연두색 등 갖가지 색깔의 만장이 운구 행렬 앞 뒤로 물결칩니다.

인터넷을 통해 공모한 2천명의 추모객들이 만장을 들고 운구 행렬을 따랐습니다.

<인터뷰> 정종근(강원도 영월군) : "만장이라도 들어서 노무현 대통령이 편하게 가실 수 있는 길인거 같아서... 조금이라도 최소한 만장을 듦으로 해서 편안하게 가실 수 있다면..."

이 만장은 서울 조계사 스님들이 3일 밤낮으로 제작했습니다.

추모객들이 붓을 이용해 손으로 직접 쓴 것들도 많습니다.

만장에 적힌 문구는 인터넷에서 공모해 옮겨적거나 시민들이 분향소에 남긴 글 등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내용에서 성철스님의 다비식에 쓰였던 법문까지 다양했습니다.

오늘 만장은 당초 의례에 맞게 대나무로 제작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민노총 집회를 통해 죽봉이 문제된 뒤 대나무만장 반입이 금지되면서 오늘 만장은 모조리 PVC로 만들어졌습니다.

시민들의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인터뷰> 박지윤(서울 송정동) : "예우를 해야한다고 입으로만 얘기를 하고 행동으로 배려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 PVC로 하라고 했다. 그거는 인제 말과 행동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죠."

통상적으로 만장은 장례가 끝나면 태웁니다.

하지만 시위가 우려된다는 정부에 의해 모두 수거했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KBS 뉴스 이미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