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사진서 본 ‘평범한 시골 할아버지’

입력 2009.05.29 (23:31)

<앵커 멘트>
노무현 전 대통령이 봉화 마을에 살며 찍은 미공개 사진들이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평범한 시골 할아버지로 돌아가 보냈던 잠깐 동안의 행복, 송영석 기자가 전합니다.



<리포트>

목장갑을 끼고 주민들과 함께 마을 청소에 나섰습니다.

구석구석 열심히 쓰레기를 줍고는 삽을 쥔 채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진에선 언제 일국의 대통령이었냐는 듯 권위를 털어낸 촌부의 모습을 읽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사정을 묵묵히 들어주는 든든한 말벗도 돼주었고, 매운탕에 소주 한잔.

팔을 걸어 가며 술잔을 함께 기울였던 그저 편안한 동네 어른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중학교 동창들과의 여유로운 시간.

그래도 가장 행복해 보이는 건 마음 놓고 가진 가족 친지들과의 오붓한 순간들입니다.

오랜만에 나선 관광길, 비가 내리는 식당 앞에서 함께 우산을 쓰자며, 쑥스러운 듯 따로 우산을 펼치려던 권 여사를 끌어당깁니다.

마을 회관에서 조촐하게 열린 조카 손자의 돌잔치.

손자의 재롱에 그동안의 근심 걱정은 다 날려버린 듯 듯합니다.

고향 마을에서의 1년 남짓한 시간은 인간미 넘치는 마을 주민으로 또 다정한 남편으로 또 자상한 할아버지로 돌아간, 어쩌면 그의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겠다며 나선 그의 파란만장했던 정치 역정에 비해 너무나도 짧은 휴식이었기에 인간 노무현의 마지막 모습들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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