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생존 장병, 고개들고 힘내세요!

입력 2010.04.09 (07:08)

수정 2010.04.09 (07:25)

[최창근 해설위원]



천안함 장병들이 엊그제 사고 상황을 증언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회견장은 무겁고 안타까운 분위기였습니다.



장병들 대부분의 표정은 굳어있고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이 회견으로 천안함 침몰 전후 상황에 대한 의혹의 상당부분이 해소됐습니다.



이들은 함선이 가라앉는 중에도 중상자를 구조하는 등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 했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그러나 군복대신 환자복을 입고 회견까지 했어야 하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이렇게 까지 만든 불신의 벽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생존장병들은 지금도 죽음에 대한 공포감, 전우를 두고온 죄책감 등으로 극심한 불안상태에 있는 듯 했습니다.



국군수도병원 측은 이들 대부분이 불안과 불면증, 죄책감, 악몽 등의 심리적 압박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들의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있게 될 천안함 선체 인양과 실종자 수습, 침몰 원인 등 관련된 사안들이 드러날 때마다 충격을 받을 소지가 크다는 게 병원 측 설명입니다’ 살아있지만 이들 역시 피해잡니다.



그들은 명령을 수행하다 참변을 만났고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군인들입니다.



생존장병 여러분! 죄의식에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들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고개를 들고 힘 내십시오. 우리들은 천안함 희생자에 대한 예우 못잖게 살아남은 이들의 상처도 감싸야 합니다.



이제 이들이 짊어진 고통을 어떻게 덜어 줘야 할지 우리가 고민해야 합니다.



이들이 심리적 안정상태를 회복하고 빨리 군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군당국이 알아서 해 줄 것이라 방치하지 말고 국민적 성원이 필요합니다.



이들이 상흔을 완전히 치료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바다로 복귀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천안함 참사에 과학적이고 치밀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합니다.



어떻게 침몰됐는지, 누가 우리 해군 장병들을 희생시켰는지 한 조각 의혹도 남기지 않고 밝혀내는 것이 이들의 자존심을 치유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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