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호실습생, 신종플루 예방 ‘사각지대’

입력 2009.11.04 (14:38)

경남지역 일선 병원에서 실습하는 대학 간호학과 학생들이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받지 못해 `병원 내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4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도내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병원마다 적게는 20~30명, 많게는 230여명의 간호학과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하고 있지만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받지 못해 학생들은 물론 환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7일부터 전국 거점병원의 의료진과 직원에게 예방 접종을 실시하면서 실습생은 대상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진주 경상대병원의 경우 각 대학 간호학과에서 파견된 232명의 실습생이 있지만 예방접종을 받지 못했다.
병원 측은 의료진과 직원을 중심으로 접종한다는 정부 지침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경상대병원은 실습생에게 환자와 직접 접촉하는 업무는 시키지 않고 있다.
이 병원에는 80여명의 의대 실습생도 있는데, 간호 실습생 처럼 접종을 못받기는 마찬가지다.
마산 삼성병원에는 34명의 간호 실습생이 병원에서 해오던 현장 실습이 아예 중단됐다.
삼성병원은 실습생에게 마스크와 소독제를 일괄 지급하고 감염예방 교육을 실시해 왔지만, 감염을 우려한 대학 측이 3일과 4일 실습생들을 병원에 보내지 않았다.
창원 한마음병원도 30여명의 실습생이 있으나 예방 접종은 안되고 있다.
병원은 "지금은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며 실습생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간호 실습생의 감염이 우려되자 마산대학 간호학과에서는 지난 3일부터 마산과 창원지역 병원에 나가 있는 2학년생들의 현장 실습을 1주일간 잠정 중단했다.
진주보건대학도 현재 간호학과 2학년생 150명이 서울과 부산, 진주지역 각 병원에 실습생으로 나가 있지만 백신접종 대상이 아니어서 학생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도내 모 병원에서 간호 실습생으로 활동하는 김모(21.대학 2년) 씨는 "정기적으로 환자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등 일반 의료진들과 비슷하게 환자들을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솔직히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 내내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진주보건대학 간호학과장 진은희 교수는 "실습생들에게 만약 열이 나는 등 신종 플루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실습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학교에서도 실습 중단 여부를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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