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가 더 큰 폭력으로

입력 2005.03.21 (22:05)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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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어찌된 일인지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을 쉬쉬 감추려 하고 있습니다.
소극적인 대응이 학교폭력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정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등학교 1학년인 전 모양.
벌써 4년째 학교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모 양(학교 폭력 피해 학생): 자기네 풀리는 대로 때려요.
갖고 노는 장난감처럼 막 집어 던지면서 때리고요.
⊙기자: 견디다 못해 학교에 말해 본 적도 있지만 돌아온 것은 더 큰 폭력이었습니다.
⊙전 모 양(학교 폭력 피해 학생): 선생님들은 처벌밖에 안 내려요.
그거밖에 안 해요.
(언니들은) 일단 때리죠.
왜 그랬냐고...
⊙기자: 중학교 시절 가해 학생이었던 이 모군.
폭력이 일어나면 학교는 일단 숨기기에 급급했기 때문에 보복과 응징을 서슴치 않았다고 말합니다.
⊙이 모 군(가해 학생): 반성문 쓰고 진술서 쓰고 맞고 그렇게 하고 끝내요.
학교에서 묻어 둬요.
자랑도 아니라고 얘기하지 말라고...
⊙기자: 학교의 소극적인 대응이 오히려 폭력을 더욱 부채질한 셈입니다.
⊙강성룡(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선생님들께서 승진이나 경력 관리의 차원에서 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드러내지 않고 봉합하려는...
⊙기자: 지난 4일 학교 폭력 신고가 시작된 뒤 접수된 학교 폭력 건수는 90여 건, 그렇지만 학교를 통한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이금형(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학교 폭력을 자꾸 이렇게 덮으려고 그러면 교내의 폭력이 증가하고 결국에는 교육현장인 학교가 우범지대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 당장의 불이익을 우려해 학교가 쉬쉬하는 사이 피해 학생들은 더 큰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차라리 제가 그냥 제 힘으로 알아서 하려고요.
제가 알아서 제 손으로 끝내려고요.
⊙기자: KBS뉴스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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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폐가 더 큰 폭력으로
    • 입력 2005-03-21 21:32:32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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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어찌된 일인지 일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을 쉬쉬 감추려 하고 있습니다. 소극적인 대응이 학교폭력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정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등학교 1학년인 전 모양. 벌써 4년째 학교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모 양(학교 폭력 피해 학생): 자기네 풀리는 대로 때려요. 갖고 노는 장난감처럼 막 집어 던지면서 때리고요. ⊙기자: 견디다 못해 학교에 말해 본 적도 있지만 돌아온 것은 더 큰 폭력이었습니다. ⊙전 모 양(학교 폭력 피해 학생): 선생님들은 처벌밖에 안 내려요. 그거밖에 안 해요. (언니들은) 일단 때리죠. 왜 그랬냐고... ⊙기자: 중학교 시절 가해 학생이었던 이 모군. 폭력이 일어나면 학교는 일단 숨기기에 급급했기 때문에 보복과 응징을 서슴치 않았다고 말합니다. ⊙이 모 군(가해 학생): 반성문 쓰고 진술서 쓰고 맞고 그렇게 하고 끝내요. 학교에서 묻어 둬요. 자랑도 아니라고 얘기하지 말라고... ⊙기자: 학교의 소극적인 대응이 오히려 폭력을 더욱 부채질한 셈입니다. ⊙강성룡(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선생님들께서 승진이나 경력 관리의 차원에서 좀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드러내지 않고 봉합하려는... ⊙기자: 지난 4일 학교 폭력 신고가 시작된 뒤 접수된 학교 폭력 건수는 90여 건, 그렇지만 학교를 통한 신고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이금형(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학교 폭력을 자꾸 이렇게 덮으려고 그러면 교내의 폭력이 증가하고 결국에는 교육현장인 학교가 우범지대로 변할 수도 있습니다. ⊙기자: 당장의 불이익을 우려해 학교가 쉬쉬하는 사이 피해 학생들은 더 큰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피해 학생: 차라리 제가 그냥 제 힘으로 알아서 하려고요. 제가 알아서 제 손으로 끝내려고요. ⊙기자: KBS뉴스 정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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