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들인 폐광산 수질 정화시설 ‘반쪽 짜리’

입력 2014.10.20 (21:34) 수정 2014.12.0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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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낭비되는 세금이 없는지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오늘은 폐광산에서 나오는 물을 정화하는 시설을 점검해 봤습니다.

광해관리공단이 백억 가까운 예산을 들여서 수질정화시설을 지었는데, 반쪽짜리에 불과해 침출수는 그대로 하천에 유입되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천수가 우유처럼 뿌옇고, 바닥과 바위에 침전물이 가득합니다.

이런 현상은 폐광산에서 나오는 물을 정화하는 시설부터시작되고 있습니다.

원인 물질은 알루미늄.

고농도의 알루미늄 때문에 물의 산성농도, PH에 변화가 생겨 하얗게 침전물로 쌓이는 겁니다.

하천 물의 알루미늄 농도를 측정해보니 리터 당 411mg, 음용수 기준치의 2천 배가 넘습니다.

<인터뷰> 김진우(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주민 건강 문제가 가장 우려스럽고요. 농작물을 통한 2차 오염도 (우려됩니다.)"

정화시설을 거쳤는데도 하천에 알루미늄이 계속 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장천의 중금속 오염원은 폐광산 갱내수와 폐석장 침출수 2가지인데, 이중 갱내수만 정화시설을 거치고, 폐석장 침출수는 정화 없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영철(광해관리공단) : "알루미늄 성분이 들어있는 폐석장 물은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설을 지을때까지만 해도요."

하지만, 정화시설 설계 전에 작성된 보고서에는 폐석장 침출수량이 증가하고 있고 알루미늄 농도가 높아 정화 처리가 필요하다고 돼 있습니다.

결국 알고도 반쪽짜리 시설을 지은 것입니다.

<인터뷰> 오영식(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 : "두 곳 다 처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고, 시설 설계 단계에서는 폐석장 침출수 부분에 대한 처리 대책이 누락된 것이죠."

처음부터 두 가지 침출수를 모두 거를 수 있는 시설을 만들지 않아 정화시설 건설에 들어간 94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셈입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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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억 들인 폐광산 수질 정화시설 ‘반쪽 짜리’
    • 입력 2014-10-20 21:34:49
    • 수정2014-12-09 17: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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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낭비되는 세금이 없는지 짚어보는 순서입니다.

오늘은 폐광산에서 나오는 물을 정화하는 시설을 점검해 봤습니다.

광해관리공단이 백억 가까운 예산을 들여서 수질정화시설을 지었는데, 반쪽짜리에 불과해 침출수는 그대로 하천에 유입되고 있습니다.

허솔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천수가 우유처럼 뿌옇고, 바닥과 바위에 침전물이 가득합니다.

이런 현상은 폐광산에서 나오는 물을 정화하는 시설부터시작되고 있습니다.

원인 물질은 알루미늄.

고농도의 알루미늄 때문에 물의 산성농도, PH에 변화가 생겨 하얗게 침전물로 쌓이는 겁니다.

하천 물의 알루미늄 농도를 측정해보니 리터 당 411mg, 음용수 기준치의 2천 배가 넘습니다.

<인터뷰> 김진우(제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 "주민 건강 문제가 가장 우려스럽고요. 농작물을 통한 2차 오염도 (우려됩니다.)"

정화시설을 거쳤는데도 하천에 알루미늄이 계속 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장천의 중금속 오염원은 폐광산 갱내수와 폐석장 침출수 2가지인데, 이중 갱내수만 정화시설을 거치고, 폐석장 침출수는 정화 없이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임영철(광해관리공단) : "알루미늄 성분이 들어있는 폐석장 물은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 시설을 지을때까지만 해도요."

하지만, 정화시설 설계 전에 작성된 보고서에는 폐석장 침출수량이 증가하고 있고 알루미늄 농도가 높아 정화 처리가 필요하다고 돼 있습니다.

결국 알고도 반쪽짜리 시설을 지은 것입니다.

<인터뷰> 오영식(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 : "두 곳 다 처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리고, 시설 설계 단계에서는 폐석장 침출수 부분에 대한 처리 대책이 누락된 것이죠."

처음부터 두 가지 침출수를 모두 거를 수 있는 시설을 만들지 않아 정화시설 건설에 들어간 94억원의 예산을 낭비한 셈입니다.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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