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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길’ 무분별 조성…과잉 투자 세금 낭비
입력 2014.03.28 (21:26) 수정 2014.03.29 (07:48)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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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제주 올레 길이 성공하면서 이와 비슷한 걷는 길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과잉 투자도 적지 않았는데요.

연중 기획 세금 제대로 쓰자.

오늘은 걷기 열풍 속 무분별하게 세금이 낭비된 현장을 고발합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만들어진 전남 담양호의 산성길.

호수에 다리를 세우고 산비탈에 길을 냈는데 바닥과 난간을 모두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총 길이 6백40 미터, 쉼터는 3곳이나 설치됐습니다.

들어간 예산은 15억 원,10미터에 2천3백만 원씩 국민 세금을 쏟아부은 겁니다.

<인터뷰> 이장교(녹색연합 자연생태국) : "시설이 많이 과잉투자 된 것 같아요. 전국에 다녀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데크(나무 난간)로 돼 있는 길은 처음 봅니다."

그러나 길에는 안내판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관광객 : "여기를 일부러 걸으러 오진 않고 죽녹원 구경하고 온 거예요."

걷는 길의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담양군은 국비 30억 원을 추가로 받아 길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동강길'을 걸어봤습니다.

전체의 80%, 45킬로미터가 차도입니다.

인도도, 갓길도 없습니다.

차를 피해 가며 머리 위로는 돌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걸어야 합니다.

<녹취> 관광안내소 관계자 : "걷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아요. 대부분 차로 와서 구경하고 가고"

차도를 무리하게 걷는 길로 지정한 겁니다.

이정표 등을 설치하느라 1억 2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길, 강릉 경포 해변을 지나는 이 구간에는 이름이 6개나 붙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저마다 다른 길을 조성하면서 경치가 좋은 이 구간을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길에 이름이 여러 개다 보니 이렇게 이정표도 이름에 맞게 각각 제작돼야 합니다.

돈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에 조성된 길 만 7천 킬로미터 가운데 5백 킬로미터가 이렇게 겹쳐져 있습니다.

<기자 멘트>

걷는 길, 어느 부처가 얼마나 만들었는지 들여다볼까요?

안전행정부에서 산림청에 이르기까지 중앙부처만 해도 6곳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길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390개를 만들었고, 2천5백억 원이 쓰였습니다.

자치단체들도 196개를 따로 만들었는데, 들어간 예산 총액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관이 참여하고,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중복.과잉 투자를 막기 위한 통합 가이드라인도, 심의장치도 없습니다.

길이 목적에 맞게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평가할 시스템도, 관리와 운영에 대한 통합 규정도 없습니다.

이런 주먹구구식 길 만들기를 막기 위한 이른바 '걷는 길'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1년 5개월째 상임위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새로운 길은 계속 생겨납니다.

올해도 4백억 원 넘는 예산이 배정됐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 ‘걷는 길’ 무분별 조성…과잉 투자 세금 낭비
    • 입력 2014-03-28 21:29:24
    • 수정2014-03-29 07:48:16
    뉴스 9
<앵커 멘트>

제주 올레 길이 성공하면서 이와 비슷한 걷는 길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과잉 투자도 적지 않았는데요.

연중 기획 세금 제대로 쓰자.

오늘은 걷기 열풍 속 무분별하게 세금이 낭비된 현장을 고발합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만들어진 전남 담양호의 산성길.

호수에 다리를 세우고 산비탈에 길을 냈는데 바닥과 난간을 모두 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총 길이 6백40 미터, 쉼터는 3곳이나 설치됐습니다.

들어간 예산은 15억 원,10미터에 2천3백만 원씩 국민 세금을 쏟아부은 겁니다.

<인터뷰> 이장교(녹색연합 자연생태국) : "시설이 많이 과잉투자 된 것 같아요. 전국에 다녀봤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데크(나무 난간)로 돼 있는 길은 처음 봅니다."

그러나 길에는 안내판조차 없습니다.

<인터뷰> 관광객 : "여기를 일부러 걸으러 오진 않고 죽녹원 구경하고 온 거예요."

걷는 길의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담양군은 국비 30억 원을 추가로 받아 길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동강길'을 걸어봤습니다.

전체의 80%, 45킬로미터가 차도입니다.

인도도, 갓길도 없습니다.

차를 피해 가며 머리 위로는 돌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걸어야 합니다.

<녹취> 관광안내소 관계자 : "걷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아요. 대부분 차로 와서 구경하고 가고"

차도를 무리하게 걷는 길로 지정한 겁니다.

이정표 등을 설치하느라 1억 2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길, 강릉 경포 해변을 지나는 이 구간에는 이름이 6개나 붙었습니다.

정부나 지자체가 저마다 다른 길을 조성하면서 경치가 좋은 이 구간을 포함시켰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길에 이름이 여러 개다 보니 이렇게 이정표도 이름에 맞게 각각 제작돼야 합니다.

돈이 더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전국에 조성된 길 만 7천 킬로미터 가운데 5백 킬로미터가 이렇게 겹쳐져 있습니다.

<기자 멘트>

걷는 길, 어느 부처가 얼마나 만들었는지 들여다볼까요?

안전행정부에서 산림청에 이르기까지 중앙부처만 해도 6곳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길을 만듭니다.

지금까지 390개를 만들었고, 2천5백억 원이 쓰였습니다.

자치단체들도 196개를 따로 만들었는데, 들어간 예산 총액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관이 참여하고,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중복.과잉 투자를 막기 위한 통합 가이드라인도, 심의장치도 없습니다.

길이 목적에 맞게 제대로 만들어졌는지 평가할 시스템도, 관리와 운영에 대한 통합 규정도 없습니다.

이런 주먹구구식 길 만들기를 막기 위한 이른바 '걷는 길'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1년 5개월째 상임위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새로운 길은 계속 생겨납니다.

올해도 4백억 원 넘는 예산이 배정됐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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