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제대로 쓰자] 아이 돌봄서비스, 대기만 8개월

입력 2014.12.03 (21:16) 수정 2014.12.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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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점검해 봅니다.

정부가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아이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대기자가 너무 많아 정작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임승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만 2살이 안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 여성은 지난 3월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다시 일을 하고싶어서인데 기다리라는 답변만 8개월 넘게 듣고 있습니다.

<녹취> 통화녹음 : "(돌보미) 선생님들이 다른가정에 연계돼 있으시기 때문에 이용가정에서 언제 이용을 안하실지는 저희가 예측할 수가 없어요. 어머니..."

아이돌봄 서비스를 담당하는 해당 지역의 가정지원센터를 찾아가 봤습니다.

대기자만 120 가구, 출산 전에 미리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어 기다려도 언제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이지선 :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 없을 지 하는 상황에서 그(재취업) 기간을 놓쳐 버리는 것 같아요."

이렇게 대기자가 많은 건 만 12살까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다, 기존 이용자가 우선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00(00건강가정지원센터 팀장) : "이용자 만족도도 높고,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속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고착화라고 할까요?"

가정지원센터는 전국적으로 2백여개...

올해 7만 명이 넘는 자녀가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돌보미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만 2살까지의 영유아는 전체의 38%에 불과한반면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덜한 만 6살 이상이 30% 가까이 됩니다.

이 때문에 출산 직후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포기해야 하는 여성들의 아쉬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대기가 길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소득 제한을 없앴기 때문인데요.

2년 전 신청자격을 가구평균소득의 70%이하에서 전소득계층으로 확대한 겁니다.

대신 시간당 5500원인 서비스 이용 금액을 차등지원하고 평균소득의 100%를 넘으면 전액 본인이 내도록 했습니다.

소득별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 실적, 과연 어떨까요?

평균소득 70%를 넘는 가구가 46%를 차지했는데, 특히 100%, 올해기준으로 월소득 483만 원을 넘는 가구가 38%나 됐습니다.

본인이 시간당 5500원의 돈을 다 내야하는데도 이렇게 몰리는 이유, 민간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보다 비용이 절반 이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지원은 한정돼 있는데 아이돌봄 서비스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이렇다보니 출산 여성이 일을 놓지 않도록 만 24개월 이하 영아만 쓸 수 있게 한 종일제 이용자는 전체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아이돌봄 서비스의 올해 예산은 790억 원, 예산을 마냥 늘릴 수는 없는 만큼 영유아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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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 제대로 쓰자] 아이 돌봄서비스, 대기만 8개월
    • 입력 2014-12-03 21:17:06
    • 수정2014-12-09 17: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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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점검해 봅니다.

정부가 여성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아이돌봄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대기자가 너무 많아 정작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뭐가 문제인지 임승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만 2살이 안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 여성은 지난 3월 아이돌봄 서비스를 신청했습니다.

다시 일을 하고싶어서인데 기다리라는 답변만 8개월 넘게 듣고 있습니다.

<녹취> 통화녹음 : "(돌보미) 선생님들이 다른가정에 연계돼 있으시기 때문에 이용가정에서 언제 이용을 안하실지는 저희가 예측할 수가 없어요. 어머니..."

아이돌봄 서비스를 담당하는 해당 지역의 가정지원센터를 찾아가 봤습니다.

대기자만 120 가구, 출산 전에 미리 신청하는 사람들도 있어 기다려도 언제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이지선 :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지 없을 지 하는 상황에서 그(재취업) 기간을 놓쳐 버리는 것 같아요."

이렇게 대기자가 많은 건 만 12살까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다, 기존 이용자가 우선권을 갖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00(00건강가정지원센터 팀장) : "이용자 만족도도 높고, (한 번 서비스를 이용하면) 계속해서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고착화라고 할까요?"

가정지원센터는 전국적으로 2백여개...

올해 7만 명이 넘는 자녀가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돌보미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만 2살까지의 영유아는 전체의 38%에 불과한반면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덜한 만 6살 이상이 30% 가까이 됩니다.

이 때문에 출산 직후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포기해야 하는 여성들의 아쉬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이렇게 대기가 길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소득 제한을 없앴기 때문인데요.

2년 전 신청자격을 가구평균소득의 70%이하에서 전소득계층으로 확대한 겁니다.

대신 시간당 5500원인 서비스 이용 금액을 차등지원하고 평균소득의 100%를 넘으면 전액 본인이 내도록 했습니다.

소득별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 실적, 과연 어떨까요?

평균소득 70%를 넘는 가구가 46%를 차지했는데, 특히 100%, 올해기준으로 월소득 483만 원을 넘는 가구가 38%나 됐습니다.

본인이 시간당 5500원의 돈을 다 내야하는데도 이렇게 몰리는 이유, 민간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보다 비용이 절반 이하기 때문입니다.

정부 지원은 한정돼 있는데 아이돌봄 서비스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죠.

이렇다보니 출산 여성이 일을 놓지 않도록 만 24개월 이하 영아만 쓸 수 있게 한 종일제 이용자는 전체의 10분의 1도 안됩니다.

아이돌봄 서비스의 올해 예산은 790억 원, 예산을 마냥 늘릴 수는 없는 만큼 영유아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KBS 뉴스 임승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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