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억 세금 들인 ‘외제 구급차’…애물단지 전락

입력 2014.07.15 (21:16) 수정 2014.12.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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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방방재청이 국산보다 2배나 비싼 외제 구급차를 수입해 전국에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싼 구급차에 설치된 주요 기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아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선 소방서에서 운용하고 있는 벤츠 구급차의 원격 영상장비입니다.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 환자 상태에 대한 영상 정보를 빨리 병원으로 보내 미리 의사 처치를 받기 위한 것입니다.

119 협조를 얻어 작동해 봤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 : "여보세요? 시스템상에 아직 화상이 (병원과)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2~3차례 시도끝에 병원과 연결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5분.

그런데 그 시간이면 웬만한 도시에서는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할 수 있다 보니 활용이 거의 안 되고 있습니다.

<녹취> 119구조대 : "(병원으로부터)정보 얻어서 환자가 뭐가 문제점이다'하고 처치를 하려면 벌써 (병원에) 도착인 거죠."

소방방재청 조사에서도 원격 영상장비의 활용률은 3~4%대에 그쳤습니다.

이 장비의 설치를 이유로 140대나 수입된 내부가 넓은 벤츠 구급차.

1대에 1억 2천만 원씩, 국산 구급차보다 2배나 비싸지만 핵심 장비는 거의 놀고 있는 것입니다.

또 국산보다 75cm나 길어 좁은 골목길을 맘대로 다니지 못해 응급 환자 이송에 차질을 주고,

고장나면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는 등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녹취> 소방방재청 관계자 : "시범사업 없이 바로 추진한 걸로 보이네요. 중환자용 구급차를 2008년도에 1대를 도입 하고, 2009년도에 87대를 도입했습니다."

소방방재청은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자 2012년부터 수입을 중단했지만 충분한 검토 없이 수입된 외제 구급차에 이미 160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된 뒤였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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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억 세금 들인 ‘외제 구급차’…애물단지 전락
    • 입력 2014-07-15 21:16:58
    • 수정2014-12-09 17: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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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소방방재청이 국산보다 2배나 비싼 외제 구급차를 수입해 전국에 배치했습니다.

그런데 이 비싼 구급차에 설치된 주요 기능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아 세금만 낭비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용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선 소방서에서 운용하고 있는 벤츠 구급차의 원격 영상장비입니다.

응급환자 이송 과정에서 환자 상태에 대한 영상 정보를 빨리 병원으로 보내 미리 의사 처치를 받기 위한 것입니다.

119 협조를 얻어 작동해 봤습니다.

<녹취> 119 구급대원 : "여보세요? 시스템상에 아직 화상이 (병원과)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2~3차례 시도끝에 병원과 연결하는데 걸린 시간은 약 5분.

그런데 그 시간이면 웬만한 도시에서는 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할 수 있다 보니 활용이 거의 안 되고 있습니다.

<녹취> 119구조대 : "(병원으로부터)정보 얻어서 환자가 뭐가 문제점이다'하고 처치를 하려면 벌써 (병원에) 도착인 거죠."

소방방재청 조사에서도 원격 영상장비의 활용률은 3~4%대에 그쳤습니다.

이 장비의 설치를 이유로 140대나 수입된 내부가 넓은 벤츠 구급차.

1대에 1억 2천만 원씩, 국산 구급차보다 2배나 비싸지만 핵심 장비는 거의 놀고 있는 것입니다.

또 국산보다 75cm나 길어 좁은 골목길을 맘대로 다니지 못해 응급 환자 이송에 차질을 주고,

고장나면 수리 기간이 오래 걸리는 등 문제점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녹취> 소방방재청 관계자 : "시범사업 없이 바로 추진한 걸로 보이네요. 중환자용 구급차를 2008년도에 1대를 도입 하고, 2009년도에 87대를 도입했습니다."

소방방재청은 문제점이 계속 드러나자 2012년부터 수입을 중단했지만 충분한 검토 없이 수입된 외제 구급차에 이미 160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된 뒤였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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