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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제대로 쓰자] ‘급여 관리자’ 제도 구멍…도움은커녕 슬쩍
입력 2014.11.07 (21:32) 수정 2014.12.09 (17:44)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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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고있는 세금 따져봅니다.

기초생활 수급자 중에 스스로 급여를 받아쓰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급여관리자 제도란게 있습니다.

주변인을 관리자로 지정해 이들이 수급자 대신 돈을 쓰는건데 이 관리자가 급여를 가로채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황경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지할 가족이 없어 일하는 식당에서 기거하고 있는 정신 지체장애 2급의 김 모씨.

지난 2000년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되면서 매달 5,60만 원의 급여가 나왔지만 김 씨의 수중에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식당 주인 이 모씨가 김씨를 돌보는 체하면서 급여를 가로채왔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씨 : "'옷 사입게 5만원만 달라 달라' 하면은 어미(관리인)가 통장은 안 보여줘요. 그냥 '(돈이) 여기 잘 있다. 잘 있다' 이렇게만 얘기해주지.."

이후 2007년 김 씨 같은 장애인을 돕자며 '급여관리자' 제도가 시행됐는데, 구청은 어처구니 없이 식당 주인을 다시 김 씨의 '급여 관리자'로 지정했습니다.

이미 7년 동안 수천만 원을 가로챈 사람에게 공식적으로 김 씨의 급여를 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입니다.

<녹취> 구청 담당자 : "사실 그 당시에 담당들이 워낙 많이 거쳐갔으니까..1806 그 전에 어떻게 파악했는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한 요양병원에서는 연고가 없는 정신질환자 20여 명의 5년간 기초 생활보장급여 2억 7천만원을 가로챈 병원 직원이 지난 5월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이 병원 직원 역시 급여관리자로 지정받아 환자들의 돈을 마음대로 주물러왔습니다.

이처럼 지자체들은 가족이나 연고자가 없는 수급자의 경우 별다른 검증 없이 주변인을 급여관리자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후 관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변호사 : "(제도와 인력 마련이) 한 몸으로 가야되는 거예요. 그거 없이 탁상공론 식으로 제도만 만들어봐야 실제 현장에서는 작동이 거의 되지 않는.."

철저한 준비없이 제도만 도입한 탓에 소중하게 쓰여야 할 복지급여가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 [세금 제대로 쓰자] ‘급여 관리자’ 제도 구멍…도움은커녕 슬쩍
    • 입력 2014-11-07 21:34:20
    • 수정2014-12-09 17:44:45
    뉴스 9
<앵커 멘트>

새고있는 세금 따져봅니다.

기초생활 수급자 중에 스스로 급여를 받아쓰기 힘든 사람들을 위한 급여관리자 제도란게 있습니다.

주변인을 관리자로 지정해 이들이 수급자 대신 돈을 쓰는건데 이 관리자가 급여를 가로채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황경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의지할 가족이 없어 일하는 식당에서 기거하고 있는 정신 지체장애 2급의 김 모씨.

지난 2000년 기초생활 수급자로 지정되면서 매달 5,60만 원의 급여가 나왔지만 김 씨의 수중에는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식당 주인 이 모씨가 김씨를 돌보는 체하면서 급여를 가로채왔기 때문입니다.

<녹취> 김씨 : "'옷 사입게 5만원만 달라 달라' 하면은 어미(관리인)가 통장은 안 보여줘요. 그냥 '(돈이) 여기 잘 있다. 잘 있다' 이렇게만 얘기해주지.."

이후 2007년 김 씨 같은 장애인을 돕자며 '급여관리자' 제도가 시행됐는데, 구청은 어처구니 없이 식당 주인을 다시 김 씨의 '급여 관리자'로 지정했습니다.

이미 7년 동안 수천만 원을 가로챈 사람에게 공식적으로 김 씨의 급여를 관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입니다.

<녹취> 구청 담당자 : "사실 그 당시에 담당들이 워낙 많이 거쳐갔으니까..1806 그 전에 어떻게 파악했는지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한 요양병원에서는 연고가 없는 정신질환자 20여 명의 5년간 기초 생활보장급여 2억 7천만원을 가로챈 병원 직원이 지난 5월 구속되기도 했습니다.

이 병원 직원 역시 급여관리자로 지정받아 환자들의 돈을 마음대로 주물러왔습니다.

이처럼 지자체들은 가족이나 연고자가 없는 수급자의 경우 별다른 검증 없이 주변인을 급여관리자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인력 부족을 이유로 사후 관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변호사 : "(제도와 인력 마련이) 한 몸으로 가야되는 거예요. 그거 없이 탁상공론 식으로 제도만 만들어봐야 실제 현장에서는 작동이 거의 되지 않는.."

철저한 준비없이 제도만 도입한 탓에 소중하게 쓰여야 할 복지급여가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경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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