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정보기관이 바로 서려면?

입력 2011.12.23 (07:04)

수정 2011.12.23 (15:46)

[이세강 해설위원]



제 옆의 화면을 보십시요. 국정원의 원훈이 새겨져있습니다.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 방점은 무명의 헌신, 이 가운데 무명이란 단어가 눈길을 끕니다. 공을 드러내지 않고 어느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하더라도 좋다는 각오가 담겨있습니다.



과연 그 취지가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해 정보기관에 대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민간 전문가들이 북한텔레비전의 예고방송을 보고 김정일 사망을 유추해 냈는데도 국정원장과 국방장관은 텔레비전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워낙 폐쇄된 사회라고 했지요.



또 우리 국정원이 일년에 1조원 정도를 쓰는데 비해 미 중앙정보국은 줄잡아 500억달러이상 60조원 가량을 쓰면서도 몰랐다며 어려움을 말합니다. 하지만 김정일 사망발표이후 국정원장이나 국방장관이 보여준 것들은 모르는 것 이상의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타고 다니던 열차가 평양시내 역에 멈춰 서있었다와 움직였다로 국정원장과 국방장관의 답변이 갈렸습니다. 김정은대장명령 1호 하달 사실도 늦게 파악됐습니다. 그리고 미국 군사위성의 사진이라고까지 출처를 말했습니다.



정보의 출처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은 정보관련자에게는 불문율이나 다름없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김정일위원장이 왼손으로 양치질을 할만큼 좋아졌다고 말해 결국 우리의 정보 능력과 정보원이 드러나는 우를 범하지 않았습니까?



대북정보능력이 크게 떨어지는데다 정보관련자들의 전문성과 열의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올만합니다. 국정원은 최근에는 국가이익을 위해 산업스파이나 사이버해킹, 국제테러 등에 과거보다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정치 현안 등과 맞물려 북한에 대한 정보능력 확충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정권이 바뀌면서 대대적인 숙청인사가 이뤄졌고 줄서기가 반복되면서 대북전문가, 정보전문가들의 설자리가 좁아진 것도 대북정보능력저하의 요인으로 꼽힙니다.



정보기관이 제자리를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정보기관은 정권의 파수꾼이기에 앞서 자신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는 안보역군이라는 국정원 윤리헌장이 답일 수 잇습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는 국정원 직원뿐아니라 정치권도 귀담아 들어야 할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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