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과속·불법 주차…‘졸음쉼터’ 사고 위험

입력 2014.09.24 (21:33) 수정 2014.09.26 (22:2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졸음을 참기 힘들 때가 많죠.

이럴 때 이용하라고 있는 게 졸음 쉼터입니다.

그런데 이 졸음 쉼터가 오히려 각종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빠른 속도로 졸음 쉼터에 진입하던 승용차가 주차된 트럭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과속 진입과 진입로 불법 주차가 맞물려 일어난 사고입니다.

실제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도로가 막히자 졸음쉼터를 추월차로로 이용하는 얌체족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졸음 쉼터'에 들어오는 차량의 속도를 재봤습니다.

상당수가 제한 속도인 시속 30km를 두 배 가까이 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관(교수/교통안전공단) : "졸음 쉼터는 휴게소와 시설과 전혀 다르게 설치돼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 주차 차량과 충돌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출입로의 불법 주정차가 사고 위험을 더 높여주고 있습니다.

쉼터에 들어서려면 주정차된 차량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야 합니다.

안쪽에 자리가 있는데도 자기만 편하려고 진출입로 갓길에 차를 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입로를 틀어막고 짐을 나르는 트럭까지 있습니다.

<녹취> 불법 주차 운전자 : "앞에 대실수 있는데 왜 진입로에 대신거에요? 시간이 없어서요. 시간이..."

구조적으로 문제점이 있거나 안전 시설이 엉망인 곳도 많습니다.

진출입로가 지나치게 짧고 협소한 졸음 쉼터는 특히 위험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진입로의 길이가 짧은 데다가 폭까지 좁아서 차량 오진입 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차를 금지해야 할 진입로 갓길에 주차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규정 속도가 서로 다른 표지판이 10미터 간격으로 나란히 설치돼 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청이 전국 졸음 쉼터 110곳을 조사해 봤더니 모두 87곳에서 각종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민원 등을 이유로 과속 방지턱 설치 같은 안전 시설 확충에 소극적입니다.

<녹취> 도로공사 관계자 : "과속방지턱을 임시로 운영했던 구간이 있는데 민원들어와서 철거했습니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졸음 쉼터' 상당수가 오히려 사고 유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과속·불법 주차…‘졸음쉼터’ 사고 위험
    • 입력 2014-09-24 21:34:37
    • 수정2014-09-26 22:21:13
    뉴스 9
<앵커 멘트>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졸음을 참기 힘들 때가 많죠.

이럴 때 이용하라고 있는 게 졸음 쉼터입니다.

그런데 이 졸음 쉼터가 오히려 각종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빠른 속도로 졸음 쉼터에 진입하던 승용차가 주차된 트럭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일가족 3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과속 진입과 진입로 불법 주차가 맞물려 일어난 사고입니다.

실제 현장을 점검해 봤습니다.

도로가 막히자 졸음쉼터를 추월차로로 이용하는 얌체족들이 종종 눈에 띕니다.

'졸음 쉼터'에 들어오는 차량의 속도를 재봤습니다.

상당수가 제한 속도인 시속 30km를 두 배 가까이 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정관(교수/교통안전공단) : "졸음 쉼터는 휴게소와 시설과 전혀 다르게 설치돼 있습니다.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 주차 차량과 충돌할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진출입로의 불법 주정차가 사고 위험을 더 높여주고 있습니다.

쉼터에 들어서려면 주정차된 차량들을 아슬아슬하게 피해야 합니다.

안쪽에 자리가 있는데도 자기만 편하려고 진출입로 갓길에 차를 대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입로를 틀어막고 짐을 나르는 트럭까지 있습니다.

<녹취> 불법 주차 운전자 : "앞에 대실수 있는데 왜 진입로에 대신거에요? 시간이 없어서요. 시간이..."

구조적으로 문제점이 있거나 안전 시설이 엉망인 곳도 많습니다.

진출입로가 지나치게 짧고 협소한 졸음 쉼터는 특히 위험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진입로의 길이가 짧은 데다가 폭까지 좁아서 차량 오진입 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차를 금지해야 할 진입로 갓길에 주차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황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규정 속도가 서로 다른 표지판이 10미터 간격으로 나란히 설치돼 혼란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청이 전국 졸음 쉼터 110곳을 조사해 봤더니 모두 87곳에서 각종 문제점이 발견됐습니다.

하지만 도로공사는 민원 등을 이유로 과속 방지턱 설치 같은 안전 시설 확충에 소극적입니다.

<녹취> 도로공사 관계자 : "과속방지턱을 임시로 운영했던 구간이 있는데 민원들어와서 철거했습니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졸음 쉼터' 상당수가 오히려 사고 유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시리즈

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