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음주 산행’ 위험…보행 능력 떨어져

입력 2014.09.15 (21:28) 수정 2014.09.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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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날씨가 좋아서 산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음주 산행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한두 잔쯤은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음주 산행의 실태와 위험성을 최준혁, 김수연 기자가 처례로 전합니다.

<리포트>

절벽 중간에 쓰러져 있던 남성이 헬기로 긴급 이송됩니다.

등산 중 바위 아래로 떨어져 다친 50대 등산객입니다.

산행 중 발목을 다친 40대 여성.

걷지 못할 정도여서 119구조대가 투입됐습니다.

모두 음주와 연관된 사고로 추정됩니다.

지난 5년간 국립공원급 산에서 일어난 천7백여 건의 사고 가운데, 상당수가 이렇게 음주와 관련돼 있습니다.

<인터뷰> 산악구조대원 : "산에서 음주를 가볍게 하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사고가 일어날 정도까지 음주를 하신 분들이 한 열 건 중에 한두 건 정도.."

평일인데도 산중턱에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를 마십니다.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입니다.

<녹취> 등산객(음성변조) : "맛은 있지. 왜냐하면 힘들게 올라가 땀흘리고 쫙 한 다음에 한잔 한다는 술 먹는 사람들은 그 맛이 좋잖아."

산 입구 쓰레기 하치장엔 날마다 술병이 쌓여갑니다.

하산객들이 버리고 간 술병입니다.

주말과 휴일,이틀 동안 모은 건데, 평일보다 2배 이상 양이 많습니다.

일부 산에서는 노점상들이 버젓이 술을 팔며 음주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 주류 판매 노점상(음성변조) : "저희는 여기가 거의 단골들이 와요. 이 아저씨도 그렇고, 이 아저씨도 그렇고 다 단골이에요."

휴일이었던 어제 하루 동안만, 서울 근교에서 17건의 산악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음주 산행을 막으면, 사고 발생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리포트>

바위가 많고 경사가 급한 산 정상 부근.

음주로 인지 능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소주 1병을 마신 음주 상태를 체험할 수 있는 안경입니다.

이 안경을 쓰고 걸어보니 완만한 산길도 제대로 걷기 힘듭니다.

돌부리에 발을 헛디디고,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습니다.

산에서 술을 마시면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 실험해 봤습니다.

건강한 20대 남성 4명이 소주 반 병씩을 마신 뒤, 2명은 1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2명은 산행과 비슷한 강도로 운동을 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운동을 한 남성들은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심혈관계 부담이 커졌습니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뇌와 장기가 알코올을 더 많이 흡수한 겁니다.

<인터뷰> 조성연(스포츠의학클리닉 전문의) : "뇌로 빨리 흡수될 경우에는 보행 능력이라든가 평형 능력을 상실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매우 위험... "

운동으로 난 땀이 마르면서 체온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기온이 평지보다 낮은 산에서의 음주가 더 위험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원광현(대학생) : "땀을 계속 흘리다 보니까 체온도 내려가고 요즘 바람도 많이 불고 그래서 금방 몸이 식어요."

안전한 산행을 위해 금주는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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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음주 산행’ 위험…보행 능력 떨어져
    • 입력 2014-09-15 21:30:07
    • 수정2014-09-16 07: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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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날씨가 좋아서 산을 찾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음주 산행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한두 잔쯤은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음주 산행의 실태와 위험성을 최준혁, 김수연 기자가 처례로 전합니다.

<리포트>

절벽 중간에 쓰러져 있던 남성이 헬기로 긴급 이송됩니다.

등산 중 바위 아래로 떨어져 다친 50대 등산객입니다.

산행 중 발목을 다친 40대 여성.

걷지 못할 정도여서 119구조대가 투입됐습니다.

모두 음주와 연관된 사고로 추정됩니다.

지난 5년간 국립공원급 산에서 일어난 천7백여 건의 사고 가운데, 상당수가 이렇게 음주와 관련돼 있습니다.

<인터뷰> 산악구조대원 : "산에서 음주를 가볍게 하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사고가 일어날 정도까지 음주를 하신 분들이 한 열 건 중에 한두 건 정도.."

평일인데도 산중턱에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를 마십니다.

정상에 오른 뒤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입니다.

<녹취> 등산객(음성변조) : "맛은 있지. 왜냐하면 힘들게 올라가 땀흘리고 쫙 한 다음에 한잔 한다는 술 먹는 사람들은 그 맛이 좋잖아."

산 입구 쓰레기 하치장엔 날마다 술병이 쌓여갑니다.

하산객들이 버리고 간 술병입니다.

주말과 휴일,이틀 동안 모은 건데, 평일보다 2배 이상 양이 많습니다.

일부 산에서는 노점상들이 버젓이 술을 팔며 음주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 주류 판매 노점상(음성변조) : "저희는 여기가 거의 단골들이 와요. 이 아저씨도 그렇고, 이 아저씨도 그렇고 다 단골이에요."

휴일이었던 어제 하루 동안만, 서울 근교에서 17건의 산악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소방당국은 음주 산행을 막으면, 사고 발생율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최준혁입니다.

<리포트>

바위가 많고 경사가 급한 산 정상 부근.

음주로 인지 능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소주 1병을 마신 음주 상태를 체험할 수 있는 안경입니다.

이 안경을 쓰고 걸어보니 완만한 산길도 제대로 걷기 힘듭니다.

돌부리에 발을 헛디디고, 몸을 가누기도 쉽지 않습니다.

산에서 술을 마시면 평소와 어떻게 다른지 실험해 봤습니다.

건강한 20대 남성 4명이 소주 반 병씩을 마신 뒤, 2명은 1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고, 2명은 산행과 비슷한 강도로 운동을 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운동을 한 남성들은 혈중 알코올 농도는 많이 떨어졌지만, 그만큼 심혈관계 부담이 커졌습니다.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뇌와 장기가 알코올을 더 많이 흡수한 겁니다.

<인터뷰> 조성연(스포츠의학클리닉 전문의) : "뇌로 빨리 흡수될 경우에는 보행 능력이라든가 평형 능력을 상실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데 매우 위험... "

운동으로 난 땀이 마르면서 체온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기온이 평지보다 낮은 산에서의 음주가 더 위험한 이유입니다.

<인터뷰> 원광현(대학생) : "땀을 계속 흘리다 보니까 체온도 내려가고 요즘 바람도 많이 불고 그래서 금방 몸이 식어요."

안전한 산행을 위해 금주는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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