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불안한 ‘천장’, 내부 들여다보니…

입력 2014.09.03 (21:29) 수정 2014.09.0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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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전 점검 연속 기획, 오늘은 건물의 '천장'을 점검해봅니다.

천장은 배관과 시설을 설치한 후 시공되는 마감재여서 내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운데요, 관리 실태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백화점 고객 6명이 다치고 120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오랫동안 습기에 노출된 천장 마감재가 무거워지고 접착력이 약해진 게 사고 원인입니다.

서울의 한 상가 천장을 직접 점검해 봤습니다.

천장 마감재를 고정하는 나사가 군데 군데 풀려 있어 불안해 보입니다.

이곳은 천장 위에 배관이 너무 많이 설치돼 있다 보니 무게 때문에 10센티미터 정도 처져 있습니다.

<녹취> 상인 : "그게(마감재가) 늘어지고 해서 좀 불안하고 하죠."

천장 안에 소형 카메라를 넣어서 내부를 들여다봤습니다.

벽체와 연결해 천장 마감재를 지탱하는 '달대', 규정에 따르면 90cm 간격으로 연이어 설치돼 있어야 할 달대가 하나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녹취> 정광섭(한국시설안전공단) : "천장틀을 지탱하는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천장틀 자체가 처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선과 배관도 달대 없이 아무렇게나 설치돼 천장에 부담을 줍니다.

천장 내부 배관은 물이 여러 번 샜는지 헝겊으로 묶어놨습니다.

<인터뷰> 정광섭(한국시설안전공단) : "실내 자체에 습도가 높아지게 되면 거기서 그 마감재가 그 물기를 빨아들여서 그 마감재 중량이 무거워지게 되겠죠."

실제 습기가 주는 영향을 천장 마감재로 많이 쓰이는 석고보드로 실험해 봤습니다.

3일 동안 물에 담근 석고보드의 무게는 516그램, 정상 석고보드보다 1.5배나 무거워졌습니다.

같은 힘을 가했을 때 물 먹은 석고보드는 더 쉽게 부서집니다.

강도가 6분의 1로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오상근(교수/서울과기대 건축공학과) : "석고보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방수 석고보드라든가 습기를 흡수하지 않도록 처리한 석고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건물 하중을 견디는 기둥이나 벽 같은 구조재와 달리 천장과 같은 비구조재는 안전점검 대상에서도 빠져 있어 관리 사각지대로 꼽힙니다.

다중이용시설의 천장 구조물이 무너지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 점검 의무화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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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점검 현장을 가다] 불안한 ‘천장’, 내부 들여다보니…
    • 입력 2014-09-03 21:30:18
    • 수정2014-09-05 16:4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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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안전 점검 연속 기획, 오늘은 건물의 '천장'을 점검해봅니다.

천장은 배관과 시설을 설치한 후 시공되는 마감재여서 내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운데요, 관리 실태 허효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장 마감재가 떨어져 백화점 고객 6명이 다치고 120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오랫동안 습기에 노출된 천장 마감재가 무거워지고 접착력이 약해진 게 사고 원인입니다.

서울의 한 상가 천장을 직접 점검해 봤습니다.

천장 마감재를 고정하는 나사가 군데 군데 풀려 있어 불안해 보입니다.

이곳은 천장 위에 배관이 너무 많이 설치돼 있다 보니 무게 때문에 10센티미터 정도 처져 있습니다.

<녹취> 상인 : "그게(마감재가) 늘어지고 해서 좀 불안하고 하죠."

천장 안에 소형 카메라를 넣어서 내부를 들여다봤습니다.

벽체와 연결해 천장 마감재를 지탱하는 '달대', 규정에 따르면 90cm 간격으로 연이어 설치돼 있어야 할 달대가 하나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녹취> 정광섭(한국시설안전공단) : "천장틀을 지탱하는 힘이 없어지기 때문에 천장틀 자체가 처질 수밖에 없는 거죠."

전선과 배관도 달대 없이 아무렇게나 설치돼 천장에 부담을 줍니다.

천장 내부 배관은 물이 여러 번 샜는지 헝겊으로 묶어놨습니다.

<인터뷰> 정광섭(한국시설안전공단) : "실내 자체에 습도가 높아지게 되면 거기서 그 마감재가 그 물기를 빨아들여서 그 마감재 중량이 무거워지게 되겠죠."

실제 습기가 주는 영향을 천장 마감재로 많이 쓰이는 석고보드로 실험해 봤습니다.

3일 동안 물에 담근 석고보드의 무게는 516그램, 정상 석고보드보다 1.5배나 무거워졌습니다.

같은 힘을 가했을 때 물 먹은 석고보드는 더 쉽게 부서집니다.

강도가 6분의 1로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오상근(교수/서울과기대 건축공학과) : "석고보드를 사용할 경우에는 방수 석고보드라든가 습기를 흡수하지 않도록 처리한 석고보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건물 하중을 견디는 기둥이나 벽 같은 구조재와 달리 천장과 같은 비구조재는 안전점검 대상에서도 빠져 있어 관리 사각지대로 꼽힙니다.

다중이용시설의 천장 구조물이 무너지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안전 점검 의무화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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