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노무현, 드라마 같은 ‘굴곡의 삶’

입력 2009.05.29 (07:01)

수정 2009.05.29 (07:07)

<앵커 멘트>

변호사에서 국회의원으로, 다시 대통령에서 한 명의 자연인으로 살아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때마다 도전과 실패를 거치며 자신의 삶을 헤쳐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굴곡진 삶을 손은혜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김해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노무현 전 대통령.

가난 때문에 대학을 포기하고 부산상고를 졸업했지만 9년 동안 독학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영광의 길 대신 다시 인권 변호사로서의 고난의 길을 택해 사회 부조리와 싸웁니다.

<녹취> 노무현 : "언제 사측이 여러분의 힘으로 재산이 불었으니 이제 우리같이 잘 살아보자. 가슴 터놓고 이야기한 적 있습니까?"

1987년 대우조선사건으로 구속돼 변호사 업무 정지 상태였던 그는 이듬해 열린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돼 정치의 길로 뛰어듭니다.

그러나 정치인 노무현의 삶 또한 평탄치 않았습니다.

3당 합당을 거부하고 지역주의 구도에 맞서 번번이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며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을 얻습니다.

국민경선으로 극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된 후에는 끊임없이 사퇴압력에 시달렸고,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에는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야 했습니다.

<녹취> 노무현 :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습니까? 모든 것이 저의 부족함에서부터 비롯된 것입니다."

지역주의 타파.

권위주의 타파를 내세우며 진행된 참여정부의 파격적인 정치 실험은 5년 동안 우리 사회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막을 내렸습니다.

대통령직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온 노무현은 고향 봉하마을에서 평범한 촌로로 환경운동을 펴며 인터넷을 통해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한 소통을 펴나가겠다는 소박한 꿈을 실천해 나갑니다.

그러나 곧 자신의 측근들이 줄지어 구속되고 아버지나 다름없던 형까지 철창에 갇히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또 계속된 검찰 수사가 그와 그의 처 아들 딸에까지 겨눠지면서 끝없는 상심과 좌절의 나락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결국 어린 시절 뛰어놀며 꿈을 키웠던 마을 뒷동산의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는 것으로 굴곡진 삶을 스스로 마감했습니다.

KBS 뉴스 손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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