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에서 형집행까지 시간대별 재구성

입력 2006.12.30 (17:10)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교수형 집행을 위한 시계추는 지난 26일 이라크 최고 항소법원이 사형선고를 내린 1심 법원의 원심을 확정했다는 순간부터 숨가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라크 고등법원이 "후세인에 대한 사형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으며 내일(27일)부터 30일 이내 집행돼야 한다"고 발표하면서 사형 확정 판결에 대한 상고절차가 없고 이번 판결이 최종심이라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후세인의 교수형 집행영장에 대한 서명은 통행금지 시간대인 29일 밤에 이뤄졌다. 지난 11월 5일 사형선고를 받은 지 50여일만에, 그리고 사형 선고가 확정된 지 불과 4일만이다.
영장 서명이 끝나자 그동안 비밀리에 준비해온 절차도 곧바로 진행됐다.
밤늦게 후세인의 교수형을 참관할 10여명의 공식증인들에게 통보가 갔다.
이들은 바그다드의 미군 특별경계구역인 '그린 존'으로 곧바로 달려와 대기했다.
그린 존은 후세인 집권 당시 공포의 대상이었던 이라크 비밀 경찰시설이었으나 지금은 정기적으로 사형집행이 이뤄지는 곳이다.
미군도 폭력사태 증가에 대비, 비상경계 태세에 즉각 돌입했다.
사형 집행 절차를 담당할 이라크 정부도 이미 후세인 독재시절 도입된 처형명령서 '레드 카드' 등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교수형은 콰디미야에 있는 5사단 정보분실에서 동이 트기 전인 30일 오전 6시(현지시간)를 조금 넘겨 집행됐다.
처형 장면을 참관했던 이라크 국가안보보좌관인 모아파크 알-루바이에는 알-아라비아 TV와 인터뷰에서 후세인은 검은 두건을 머리에 쓰는 것을 거부하고 그에게 "두려워 하지 말라"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슬람 성직자가 후세인 앞으로 다가가 마지막 기도를 끝내자 교수대에 후세인이 매달렸고 몸이 심하게 떨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끝났다. 당시 사형 집행 장면은 15분여에 걸쳐 비디오 촬영이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부 관리 마리암 알-라이스는 이라크 국영 TV방송에서 후세인 전 대통령, 그의 이복 동생인 바르잔 하산 알-티크리티 전 이라크 정보국장, 아와드 하에드 알-반다르 전 혁명법정 재판장이 차례로 교수형에 처해졌다고 말했다.
후세인은 하루 전인 29일 수감중인 독방에서 의붓동생 2명과 만나 개인 소유물과 유언장 사본을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후세인의 신병은 사형집행 직전에 이라크 당국에 넘겨졌다. 처형 전후에 수모를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지고 있다. '
다른 몰락한 이라크인 지도자들처럼 시신의 팔이나 다리가 잘리는 등 후세인의 시신이 손상될 경우 소요를 유발하고 미국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요르단에 망명중인 사담 후세인의 딸 라그하드 사담 후세인은 "이라크가 해방될 때까지" 아버지의 시신을 예멘에 매장할 수 있게 해줄 것을 예멘 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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