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처형…아랍권, ‘분노의 물결’

입력 2006.12.30 (18:22)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교수형이 30일 전격 집행되자 대부분의 아랍권과 이슬람 신도들은 분노를 표시했다.
반면 이스라엘 및 이라크와 전쟁을 벌였던 이란은 후세인의 처형 소식을 반기는 표정이었다.
팔레스타인 집권 여당 하마스의 포지 바드룸 대변인은 후세인 사형집행을 "정치적 암살"이라고 규정한 뒤 "이는 전쟁 포로를 보호하도록 돼있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라크의회 의원으로 수니계인 칼라프 알-알라얀은 요르단에서 알-자지라 TV와 회견을 갖고 "(사형 집행은) 이라크에 대한 보복이자 이라크 국민에 대한 중대한 인도주의적 범죄"라고 분노했다.
영국 런던에서 발행되는 아랍계 신문 알-쿠즈 알-아라비 편집장인 압델-바리 아트완은 역시 알-자지라 TV에 이슬람 축제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 기간에 이뤄진 처형은 미국과 이라크에 의한 위대한 종교에 대한 경멸적 행동이며 모든 아랍인과 이슬람신도에 대한 무례한 행동이라고 반감을 표했다.
메카의 한 순례자는 후세인이 사형됐다는 소식에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게 희생제 기간에 들릴 좋은 소식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바레인의 알 와탄 신문 정치부장인 아흐메드 알 무다웹은 이번 사형 집행으로 이라크내 분열이 더욱 심화될 것이며 수니파를 중심으로 한 후세인 지지자들의 폭력적 행동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후세인은 일종의 순교자로 여겨지게 됐으며 그의 정치적 위상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비아는 이날부터 3일간을 국가 애도기간으로 선언했으며 관공서에는 조기가 게양됐고 희생제 기간에 예정됐던 행사들을 취소했다.
파키스탄의 야당 연합 지도자인 리아카트 발루치는 후세인이 비록 나쁜 사람이었지만 그에 대한 재판 또한 불공정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부총리는 후세인을 독재자라고 지칭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중대 위협이자 이라크 국민에게도 수많은 해악을 끼쳤던 그가 죽음을 자초한 것"이라고 반겼다.
지난 80년대 후세인 집권 시절 이라크와 전쟁을 벌였던 이란도 그의 죽음을 환영했다. 하미드 레자 아세티 외교부차관은 "후세인 처형에 관한 한 이라크 국민이 승리자"라고 말한 것으로 이란 IRNA통신은 전했다.
한편 일부 아랍계 무슬림들도 후세인 사형집행에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리자 가지(31) 변호사는 "(후세인) 집권 기간 국민이 받은 고통에 대한 대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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