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과 부시家의 ‘악연’ 3막 5장

입력 2006.12.30 (18:00)

수정 2006.12.30 (18:01)

2대에 걸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가문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간 악연(惡緣)이 30일 전격 단행된 후세인에 대한 처형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제 1막= 부시 대통령 가문과 후세인의 악연은 1991년 1월17일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응징에 나섰다. 아버지 부시는 가공할 화공력을 동원해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후세인을 제거하는 데는 실패함으로써 악연의 시나리오에는 반전이 찾아왔다. 부시 대통령은 재선 도전에서 빌 클린턴 후보에게 패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고 후세인은 걸프전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채 진정한 승자는 이라크라고 역설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제 2막= 2000년 아들 부시 대통령이 우여곡절 끝에 미국 대통령에 오르면서 두 가문의 악연은 부활했다.
현 부시 대통령은 2002년 1월29일 이라크를 북한, 이란과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한 뒤 1년여만인 2003년 3월17일 이라크 전쟁을 감행했다.
미군은 역시 걸프전을 능가하는 최첨단무기로 융단폭격을 가해 바그다드를 함락시켰으며 그해 5월1일 승리를 거뒀다며 종전을 선언했다.
그러나 후세인도 만만치 않았다. 그는 미군의 폭격에 두 아들을 잃는 아픔 속에서도 후세인 전 대통령은 도주를 거듭했으며 이라크 저항세력과 연쇄 폭탄테러 등을 지휘하며 끈질기게 저항했다.
▲제 3막=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후세인은 측근의 배신으로 2003년 성탄절을 열흘여 앞둔 12월13일 체포되고 말았다.
후세인은 이후 집권했을 때 자행한 1982년 두자일 마을 학살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돼 특별법정에서 교수형을 선고받았다. 3막의 2장은 1년 5개월여 동안 진행됐다.
결말은 전격적으로 찾아왔다. 후세인은 이라크 최고법원이 교수형을 확정한지 나흘만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짐으로써 이들 간 악연의 고리는 부시 가문이 승리하는 모양새로 끊기게 됐다.
하지만 부시 현 대통령이 시작한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 내 여론 지지도가 바닥을 기고 있고 그에 따른 반전여론이 끊이지 않는데다 미국이 지원하는 이라크 과도정부도 사실상 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폭력사태에 속수무책인 상황이어서 악연의 고리는 아직도 풀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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