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죄값 치렀다” 프랑스는 ‘담담’

입력 2006.12.30 (17:33)

교황청은 30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사형 집행이 전격적으로 진행된 것과 관련, 비극적인 일이라면서 앞으로 이라크에서 보복의 악순환이 더욱 심화될 것을 우려했다.
프레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오전 바티칸 라디오에 출연, "비극적인 소식"이라고 말한 뒤 "그 것이 보복의 감정을 키우고 새로운 폭력의 씨앗을 심는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이 중대한 범죄들을 저저른 한 사람에 관한 것이지만 바로 그런 까닭에서 우리가 슬퍼하는 것"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형을 반대한다는 가톨릭 교회의 입장은 반복해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죄 지은 자를 죽이는 것은 정의를 다시 세우고 사회를 화해시키는 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영국 정부는 30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처형에 대해 "이라크인들에게 저지른 죄값을 치렀다"고 논평했다.
마거릿 베케트 외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담 후세인이 최소한 이라크인들에게 자행한 끔찍한 범죄 중 일부에 대해 이라크 법정의 심판을 받은 것을 환영한다"며 그가 죄값을 치렀다고 말했다.
베케트 장관은 그러나 "영국 정부는 이라크든, 어디에서든 사형제를 지지하지 않는다. 우리는 개인이나 범죄에 상관없이 세계적으로 사형의 종식을 옹호한다"며 "우리는 이런 입장을 이라크 당국에 분명히 밝혔지만, 주권국가로서 이라크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베케트 장관은 또 "이라크는 거대한 과제들을 계속 안고 있다"며 "우리는 이라크가 안보와 미래 번영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라크 정부 및 국민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블레어 총리의 대변인은 베케트 장관의 성명은 "총리를 포함한 전체 영국 정부를 대변하는 것"이라며 별도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영국은 2003년 미국 주도 이라크 침공의 최대 동맹국이며, 지금도 이라크에 7천200명의 군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한편 프랑스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대통령의 처형 직후 이라크 국민에게 메시지를 보내 화해와 국가적 단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에서 "프랑스는 모든 이라크인들에게 미래를 내다보고 화해와 국가적 단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한다. 지금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주권의 완전한 회복과 안정이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사형선고에 강력히 반대해 왔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