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는 ‘폭풍전야’

입력 2006.12.30 (18:45)

30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전격 처형돼 대규모 폭력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수도 바그다드는 아직 별다른 동요가 일어나지 않은 채 `잠잠'한 상태다.
미군은 후세인 처형 뒤 예상되는 후세인 지지세력의 반미ㆍ반정부 공격에 대비해 고도의 경계상태에 돌입했지만 지난달 5일 1심 사형 판결과 같은 24시간 통행금지령은 30일 오후까지는 발효되지 않았다.
이는 후세인 사형이 예상 밖으로 신속히 진행된데다 이슬람의 최대 명절인 `이드 알-아드하'(희생제)의 시작과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심 판결 직후엔 바그다드에서 사형 찬반 집회가 격화돼 바그다드 공항이 폐쇄되는 등 양측이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그러나 후세인 잔당인 바트당 등 수니파 일부 지지세력이 후세인의 사형 직후 극렬한 저항을 예고한 만큼 이들의 움직임이 곧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후세인 지지세력의 저항은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후세인 집권시 박해를 받았던 시아파 시민들을 중심으로 처형을 축하하는 행진이 바그다드 등 이라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처형 축하 행진'엔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나 압둘 아지즈 알-하킴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 의장의 사진과 후세인 처형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든 남녀노소가 참가해 축제분위기를 연상케 했다.
시아파 성지 나자프시에서는 시민 수백명이 몰려 후세인 처형을 축하하는 거리행진을 벌였으며 이라크인이 몰려 사는 미국 미시간에서도 후세인 처형이 임박한 이날 새벽(바그다드 시간기준)부터 이라크인들이 모여 환호를 질렀다.
나자프시는 수니파 무장세력이 시아파 주민을 노리고 수차례 폭탄테러와 총격을 가했던 곳이기도 하다.
후세인의 철권 통치시 박해를 받았던 쿠르드족과 시아파 주민은 후세인의 처형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반응이다.
시아파 도시인 쿠파에서는 이날 후세인 교수형이 집행된 뒤 몇시간만에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해 30명이 숨지고 45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파는 시아파가 다수를 이루는 이라크 내 성지 중 한 곳이다.
후세인 측 변호인단의 한 변호사는 후세인의 사형 직후 알-자지라 방송에 출연, "조지 부시는 아랍인의 피에 목이 말랐다. 3년 전 그는 민주주의와 안전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지금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것을 똑똑히 보라"고 적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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